(다큐/사회) 초저출생,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환경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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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사회, 저출산의 진짜 이유
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더 이상 새로운 얘기가 아니에요. 정부는 출산 장려금을 올리고, 아이 돌봄 정책도 조금씩 확대하고 있지만, 출산율은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어요. 왜일까요? 돈의 문제가 아니라, 더 본질적인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에요. 바로 “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사회”라는 점이에요.
요즘 부모들은 아이를 낳는 것 자체보다, 낳은 이후의 삶을 더 두려워해요. 단지 경제적인 부담만이 아니라, 물리적으로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. 대부분의 부모는 긴 노동 시간, 야근, 주말 없는 직장 문화 속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요. 그렇게 집에 돌아오면 이미 지쳐 있고, 아이를 안아줄 체력과 마음의 여유조차 남아 있지 않죠.
특히 여성에게는 이 구조가 훨씬 더 가혹하게 작용해요. 출산과 동시에 경력 단절, 혹은 이중노동이 시작돼요. 직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아이를 최소한으로 챙겨야 하고,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려 하면 경력을 포기해야 해요. 양쪽 다 잡을 수 있는 길은 거의 없어요. 결국, 애초에 출산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거죠.
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기보다, ‘아이를 잘 키울 수 없는 사회’에서 낳는 게 두렵다는 거예요.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한 사회, 그 자체가 출산을 주저하게 만드는 핵심 원인이에요. 그런데 이런 본질을 건드리지 않은 채 돈으로만 출산을 유도하려는 정책은 마치 배가 가라앉는데 양동이로 물만 퍼내는 격이에요.
아이를 키운다는 건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며 아이를 먹이고 입히는 게 아니라,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일이에요. 그런데 그 ‘함께’할 시간이 없는 사회에서, 아이는 사치가 되고, 육아는 고행이 되죠.
출산율을 높이고 싶다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건 ‘시간’이에요. 부모가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노동 구조, 돌봄을 공동체가 함께 책임지는 문화, 아이가 환영받는 공간이 늘어나는 사회. 이 세 가지가 만들어져야 진짜 변화가 시작돼요.
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건 아이 한 명당 얼마를 주느냐가 아니라, 부모 한 사람이 아이와 함께 하루 몇 시간을 보낼 수 있느냐를 묻는 시선이에요. 진짜 출산 장려는 시간에서 시작돼야 해요.